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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불교 철학 적용

오근과 오력. 수행을 지탱하는 다섯 가지 마음의 힘

by 삶의 지혜 2025. 4. 5.

불교에서 수행은 단지 앉아서 명상하는 것만이 아니다
삶의 흐름 전체를 바꾸는 힘은
바로 ‘마음의 근본적인 자질’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그 마음의 뿌리가 되는 다섯 가지를
불교에서는 오근(五根)이라고 부르고
그것이 깊어지고 단단해지면
오력(五力)이라는 수행의 강한 힘으로 전환된다
이 글에서는 오근과 오력이 무엇인지
일상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 스스로 그 힘을 느끼며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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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근과 신력. 믿음이 흔들림 없는 확신으로 바뀌다



신근은 부처님과 가르침, 수행에 대한 신뢰를 의미한다
처음엔 그저 ‘좋다고 하니 해보자’는 마음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믿음이 반복되고,
경험으로 쌓이기 시작하면
흔들림 없는 확신, 즉 신력으로 바뀐다

나는 한때 “명상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의심을 갖고 시작했다
하지만 짧은 명상을 반복하며
마음이 한결 조용해지는 것을 체험했고
그 체험이 반복되며
부처님 말씀과 수행의 힘을
신뢰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왜’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저 ‘하면 된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게 신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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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근과 정력(精進).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힘



정근은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는 마음이다
작은 실천이라도 계속 이어가면
그게 정력이 된다

나는 수행을 결심했다가
며칠 하다 흐지부지되곤 했다
어느 날 “하루 3분만”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 짧은 시간이라도 꼭 명상을 했다
생각보다 더 깊은 고요함이 있었고
그 시간이 쌓이니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정근은 습관이고
정력은 그 습관이 만들어낸 의지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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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염근과 염력. 잊지 않고 깨어 있기



염근은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고
마음속에서 늘 깨어 있으려는 노력이다
염력이란 그런 깨어 있음이
삶 전체를 이끄는 힘으로 바뀐 상태다

나는 과거 회상과 미래 걱정 속에
마음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려는
염근의 태도를 연습하면서
차츰 생각의 소음이 줄어들었다
지금은 ‘숨이 들어온다’, ‘발이 움직인다’는
아주 단순한 자각으로도
마음을 다시 지금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염력이다
지금에 머무는 힘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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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근과 정력(定). 마음을 고요히 다스리는 힘



정근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산란한 생각을 고요히 집중시키는 능력이다
이 근기가 강해지면
정력이 되어 마음을 붙잡아주는 힘이 된다

나는 감정에 휩쓸릴 때마다
말이나 행동이 거칠어지고
후회를 남기곤 했다
하지만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
산만함을 지켜보는 훈련을 반복하며
차츰 감정이 올라와도 바로 반응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정력은 내 마음의 중심을 세우는 기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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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혜근과 혜력. 삶을 꿰뚫는 지혜의 눈



혜근은 삶의 진실을 꿰뚫어 보는 통찰의 뿌리다
이 통찰이 깊어지고 실제 삶에 작용하기 시작하면
혜력으로 발전한다

나는 어떤 일이 잘 안 풀릴 때
늘 스스로를 탓했다
그런데 혜근이 자라나면서
‘모든 일은 조건 따라 생긴 것이다’
‘이것 또한 지나갈 일이다’라는
통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혜력은 삶을 비껴서 보는 힘이 아니라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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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오근은 믿음, 정진, 깨어 있음, 집중, 지혜라는
다섯 가지 마음의 뿌리다
이 뿌리를 키우면
그것은 다시 삶 전체를 떠받치는
오력이라는 강한 수행의 힘이 된다

내 삶은 이 다섯 가지 마음을
조금씩 키워가는 과정이었다
어떤 날은 염력이 부족했고
어떤 날은 신근이 흔들렸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마음을 깊고 단단하게 다져주는 시간이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속에서 가장 약한 근기를 하나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 마음을
작은 실천으로 돌봐주라
그것이 바로
오력을 키우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